로디 엠브레흐츠 주한네덜란드대사, 직업에 대해 말하다

by 에디터 posted Aug 23, 2019 Views 1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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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관이라는 직업은 엄청난 지식과 경험을 요구하고, 그러므로 우리는 모두 외교관들을 선망하고 엘리트들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외교관이라는 직업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본 기자는 지난달 30일 주한네덜란드대사관 집무실에서 로디 엠브레흐츠(Lody Embrechts) 대사와 인터뷰를 할 수 있었다.


네덜란드대사.jpeg

[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11기 홍도현기자]


  엠브레흐츠 대사는 1989년 네덜란드 헤이그에 있는 레이던대학교에서 상법, 세법, 국제경영을 전공한 이후 1990년 주이란 네덜란드대사관에서 이등서기관으로 일하면서 외교관으로서의 커리어를 시작했으며, 1993년부터 1997년까지 주대한민국 네덜란드대사관에서 상무과장으로 근무했다. 이후 아랍에미리트, 이라크에서 활동하다가 유럽 최대 정유회사인 로엘더치셸에서 고문을 맡았으며 주말레이시아 네덜란드대사관 대사, 외무부 사업 운영 국장 등을 맡은 이후 2015년 2월 주한네덜란드대사로 부임했다. 본 인터뷰에서는 엠브레흐츠 대사와 함께 외교관이라는 직업에 관련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Q: 대사님께서 2015년 주한네덜란드대사로 처음 부임하셨을 당시 한국의 첫인상은 어떠했는지그리고 한국에서 일하시는 동안 그것이 업무와 관련되어있든 아니든 가장 기억에 남는 경험을 알려 주실 수 있을까요?


A: 사실 저는 이미 1990년대에 한국에서 근무했고또 제 아내가 한국인이기 때문에 한국에 종종 와서 개인적으로 한국에 오는 것이 크게 놀랍지 않았습니다그러나 1997년과 2015년 사이의 한국을 비교해본다면 많은 것들이 달라져 있었습니다. 1990년대 당시 한국은제가 기억하기로 모든 것들이 경제개발이라는 목표를 위해 맞춰져 있었습니다서울에서 아름다운 미관을 찾는 것은 힘들었죠그러나 제가 다시 찾은 2015년의 한국은 1997년의 한국보다 그 모든 면에서 월등히 발전해 있었습니다마치 서울이라는 도시가 경제개발이라는 단 하나의 목표에서 벗어나 다시 시민에게 돌려졌다는 느낌을 받았죠.

제가 주한네덜란드대사로서 근무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경험은 한국전쟁 참전용사들을 한국으로 초대한 프로그램이었습니다한국이 전쟁 이후 거친 눈부신 발전을 참전용사들에게 보여드린다는 것은 그분들의 희생에 대해 감사를 표하는 일이었으며 참전용사분들을 위한 힐링 프로그램이었습니다개인적으로 저 또한 이 프로그램에서 가장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Q: 첫 번째 질문에서 이미 부분적으로 답변을 해주신 듯합니다만주한네덜란드대사로 근무하시면서 하신 일 중 가장 자랑스럽게 여기시는 일이 있으십니까?


A: 앞서 얘기해드린 참전용사 부분도 여기에 포함됩니다만제가 한국대사로 근무하면서 가장 자랑스럽게 느끼는 것은 바로 한국과 네덜란드 양국 청년들의 교류 증가에 있습니다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네덜란드에 있는 한국인 유학생들은 500~600명이었습니다제가 2015년 부임한 이후 가장 큰 중점을 둔 것이 네덜란드교육진흥원(NESO)과 관련된 일이었는데요각종 프로젝트를 진행한 결과로 현재 약 2,500명의 한국인 유학생들이 네덜란드에 있는 대학교들에 다니고 있습니다.

 

Q: 대사님께서는 1990년 주이란대사관에서 근무를 시작하셔서 지금까지 약 30년 동안 외교관으로 근무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이렇게 긴 시간 동안 근무하시게 된 원동력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A:  제가 외교관이 된 이유에는 거창한 이유가 없습니다저는 그저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을 해야 했고합격한 곳 중 외무부가 가장 좋겠다고 생각해서 외교관이 되었습니다그러나 지금 돌아볼 때 외교관이라는 직업의 가장 큰 장점은 여러 분야의 사람들과 유기적으로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이었고 이것이 지금까지 제가 외교관이 될 수 있게 해준 원동력이라고 생각합니다물론 이 직업에 회의를 느낀 적도 있습니다제가 이라크 전쟁 당시 이라크에서 근무했는데저는 당시 국제사회가 현지에서 진행하던 정책들에 실망했고 그래서 잠시 외무부를 나와 로열더치셸로 들어가게 되었습니다이후 외무부에서 저를 다시 불러들여 지금까지 외교관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Q: 일반인들은 종종 외교관들을 선망하고 엘리트라고 생각합니다그러나 이 세상의 모든 직업이 그렇듯이,외교관이라는 직업도 나름의 고충이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어떤 고충들이 있었는지와 이런 고충들이 어떻게 극복하셨는지 얘기해주실 수 있을까요?


A: 맞아요외교관이라는 직업도 장단점이 있습니다먼저 장점이라면 사회의 엘리트들과 만날 기회가 많습니다그러나 그런 기회는 저의 순수한 능력으로 된 것이 아니라 네덜란드의 외무부라는 조직이 저에게 부여한 힘에서 나오는 것이죠.

그러나 단점은 개인적으로 다가옵니다외교관이라는 직업을 가지기 위해서는 다른 가족들이 희생해야 합니다외교관의 가족들은 계속 전 세계 곳곳을 다녀야 해서 커리어를 쌓기도 힘들고 해외에 발령되면 외교관 면책특권에 포함되어 아예 직업을 얻을 수 없습니다제 아내도 대학에서 영문학과 컴퓨터 공학을 전공했지만저 때문에 직업을 포기했어야 했습니다또한외교관은 위험한 지역에도 파견될 가능성이 언제든지 존재합니다제가 이라크에서 근무했을 당시에도 제 아내는 두바이에서 계속 이라크에 대한 뉴스만을 보면서 저를 기다렸어야 했습니다이런 점들에서 외교관이 썩 좋은 직업은 아닙니다.

 

Q: 한국의 외교관 지망생들에게 얘기해주시고 싶은 메시지가 있을까요더해서 외교관이라는 직업을 얻기 전 어떤 질문들을 스스로 물어봐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A: 단순히 겉으로 보이는 것들만 보지 마십시오제가 지금까지 봐온 많은 외교관은 대사가 되는 것에 집착했습니다그러나 겉으로 보이는 것들만 집착하다 보면 내가 무엇을 진짜 원하는지를 못 찾을 수 있습니다.이런 목표들에 집착하지 말고 스스로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들을 하십시오그러면 승진은 자연스레 따라옵니다.

더해서 외교관을 단순히 책상에 앉아 협상하는 직업으로 여기지 마십시오외교관으로서 일하다 보면 다양한 분야의 인사들과 만나게 됩니다이런 임무들을 수행할 때 저 개인적으로는 NGO나 사기업에서 일하는 등 외교 밖에서의 경험이 외교관으로서 일하는 데 있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Q: 혹시 대사님과 같은 외교관들이 되기를 희망하는 한국의 청소년들에게 보내고 싶으신 메시지가 있을까요?


A: 저는 항상 이런 질문들에 똑같은 답변을 합니다사람들은 자신들보다 먼저 성공한 사람들을 모방합니다.배움을 멈추지 않고 이 배움을 통해 자신의 길을 찾게 된다면 실패는 어렵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이는 외교관뿐만이 아니라 그 어떤 직업을 지망하든 간에 적용되는 법칙이라고 생각합니다다른 사람을 모방하기보다는 자신의 마음을 따르면 모든 직업에서 성공하리라 생각합니다.

 

Q: 마지막으로개인적으로 저는 외교관들이 겪는 가장 큰 고충 중 하나가 바로 발령지에 따라서 삶의 질이 너무나도 달라진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대사께서도 이란에서 외무부 생활을 시작하신 것과 같이 이런 고충들을 경험해 보셨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이런 상황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A: 저는 작은 대사관들에 파견되면 더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고그렇기 때문에 1990년 이란에서 커리어를 시작했고 이후 당시에는 비인기직장이었던 주한네덜란드대사관에서 근무했습니다그리고 제 생각이 맞았습니다. 90년대에 서울에서 근무하면서 저는 단순히 제가 공식적으로 맡은 분야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 걸쳐 일하면서 많은 것들을 배웠습니다이런 경험은 방글라데시인도아프가니스탄 등에서 근무한 제 외무부 동기들도 똑같이 경험했습니다반면 워싱턴뉴욕유럽연합 등에 파견된 동기들은 담당자들이 분야마다 세부적으로 배치되어 있어서 배울 수 있는 업무에 한계가 있었다고 저한테 얘기했죠이처럼 작은 대사관에서는 업무를 더욱 빨리 배울 수 있다는 장점이 존재합니다그러니 편견에 사로잡혀 있지 말고 그 어디에 발령받든 하나를 더 배우려고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발령지에 대해서 걱정하는 것은 저처럼 경험이 쌓이고 돌봐야 할 가족이 있을 때 해도 늦지 않습니다.


  외교관이라는 직업에 대해 엠브레흐츠 대사는 나름의 고충이 존재하는 직업이라고 언급했다. 또한 그는 그 어떤 직업을 가지든지 간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솔직해져야 한다고 얘기한다. 비록 이 짧은 구절이 당장은 와닿지 않을 수 있지만, 곰곰이 생각하다보면 자신를 위한 정답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정치부=11기 홍도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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